현풍하수처리장 수질기준 미달 책임 공방, 대구시 하수정책의 문제

최근 대구광역시의 잘못된 하수도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대구시는 2005년부터 총 680여억원 규모의 현풍하수처리장 1단계·2단계 건설사업을 추진했다. 1단계 사업은 1일 시설용량 2만3000㎥으로 2009년 9월 준공처리했으며, 2단계 사업은 1일 시설용량 2만2000㎥으로 2016년 증설을 완료했다. 그러나 현풍하수처리장의 시운전을 한 결과 배출되는 처리수의 평균 COD 농도가 18mg/L를 초과했고, 감사원은 이를 문제삼았다. 이에 대구시는 시공사와 전문기술 업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했고 대구지방법원은 1심에서 대구시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대구고등법원은 2심에서 1심 판결을 전부 뒤집고 대구광역시의 청구를 전부 기각했다. 이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뒤집은 사건으로 매우 보기 드문 사례이다. 이에 2심에서 전문기술 업체들을 대리했던 법무법인 이신의 김성덕 대표변호사를 만나 이번 소송건에 대한 자세한 경위를 들어보았다.

 

Q. 현풍하수처리장이 문제가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대구시 달성군에 위치한 현풍하수처리장은 현재 1일 시설용량 4만5000㎥으로 현풍, 유가, 구지면 일원에서 유입되는 하수를 처리하여 낙동강으로 방류하는 중요한 시설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 하수처리장이 하수만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인근 테크노폴리스 일반산업단지 안 주거·연구단지에서 발생하는 폐수도 함께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하수처리장과 차이가 있습니다.

대구시는 현풍하수처리장 증설을 계획할 때 신도시 테크노폴리스가 개발되면 신도시 유입인구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산업단지에서 배출되는 폐수와 주민들이 배출하는 생활하수를 희석하여 처리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에 대구시는 현풍하수처리장의 하수처리시설은 적어도 유입하수가 3만4000㎥/일에 이르러야 성능보증이 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전문기술 업체들과 조건하에 성능보증을 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러한 합의 후에 대창건설과 명덕건설이 시공했으며, 환경 분야 등 전문기술 업체들은 하수처리공법을 제안하고, 제안 공법에 따른 하수처리장비 시설을 설치했습니다.

그러나 대구시의 예상과 다르게 신도시 유입인구수는 크지 않았고, 유입하수가 3만4000㎥/일에 못 미치자 처리수의 평균 COD 농도가 18mg/L를 초과하였고, 그 결과 방류수 수질기준을 맞추기 위해 화학처리를 상시 진행해 월 2000만~3000만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문제가 지속되자 감사원은 책임자 징계를 요구했으며 설비업체 측에 시설개선비용과 그간 투입된 화학처리비용 등을 부담하도록 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습니다. 이에 대구시가 업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Q. 감사원은 대구시와 업체간 합의한 조건에 대해 몰랐나요?

알았습니다. 대구시는 업체에게 계약 대금까지 줬습니다. 솔직히 업체가 잘못한 건 아닌걸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설 성능이 나오지 않다 보니 준공 처리를 못하고 업체들은 준공이 안되니까 대금을 못받는 상황에서 대구시와 갈등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감사원이 전국적으로 지방자치단체와 공기업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했고 대구시 감사에서 이 문제가 발견되었습니다.

이에 대구시는 감사원에 희석만 되면 문제가 없는 시설이라는 것을 설명했고, 성능시험을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성능시험을 하기 위해선 공장에서 폐수를 배출하지 않아야 가능하지만 공장들은 가동을 중지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감사원은 모델 실험이라도 해보자고 제안했고, 업체는 이를 받아들여 모델실험 준비를 완료했습니다. 그러나 감사원은 모델실험을 진행조차 하지 않고 공무원들 징계 처리하고 업체에다 손해배상 청구하라는 감사 결과를 발표한 것입니다.

즉 감사원은 현풍하수처리시설에 대하여 정확한 정보를 판단하지 않고, 전문기술에 대한 지식없이 잘못된 감사 결과를 내놓았고, 대구광역시는 업체들을 상대로 하자가 없는 시설에 대하여 하자 책임을 추궁하는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Q. 결과적으로 대구고등법원은 2심에서 1심 판결을 뒤엎고 전문기술업체들의 손을 들어주었는데, 어떤 과정이 오고 갔나요?
제1심인 대구지방법원은 전문기술 업체들이 대구광역시의 청구 중 일부인 5억8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제2심인 대구고등법원은 대구광역시의 사업계획, 각종 계약서류 및 대구 시의회 기록 등을 통해 현풍하수처리장의 하수처리시설의 시운전은 최소 유량이 확보된 상태에서 실시되어야만 그 결과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감사원은 정확한 정보가 없이 잘못된 감사 결과를 내놓은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대구광역시의 청구를 전부 기각했습니다.

항소를 통해 억울한 상황을 타개한 업체들도 있지만 1심 과정에서 건설사와 전문업체 일부가 파산하였고, 이들은 항소도 못했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대구시의 하수처리 정책이 잘못되었고, 감사원의 감사가 부적절했는데 피해는 고스란히 업체들 몫이 된 것입니다.

 

 

Q. 소송은 끝났지만 아직도 현풍하수처리장의 2단계 시설은 준공이 되지 않은 상태로 운영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할 대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대구시가 2심에서 증거자료로 내세우려고 했던 자료에 그 답이 있습니다. 총 3가지 안이 있는데 우선 첫 번째 대안은 단기적 개선방안으로 1단계 시설에 가압부상시설과 오존처리시설을 추가설치하는 것입니다. 이는 기존 차집관로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과 경제성 측면에서 가장 유리한 장점을 지니고 있으나, 하수와 공장폐수가 혼합되어 유입되기 때문에 폐수 수질감시가 불가능하고 공단 내 폐수 방류 농도 변동에 따른 비상대책 수립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 대안은 1안과 같이 가압부상시설과 오존설비를 설치하지만 폐수 전용 설비로서 전처리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입니다. 그렇기에 폐수전용 관로를 설치해야 하고 여유부지를 활용해 오존 전처리시설을 설치해야 합니다. 2안은 공장 폐수의 수질감시가 가능하고 생활하수 혼합 전 폐수처리가 가능하지만, 오존 전처리로 인한 주 처리공정 영향을 검증해야 합니다.

세 번째 대안은 공장폐수 전용 이송관로 설치와 현풍처리시설 2단계 시설내 공단계와 생활계를 분리 설치 후 3차(활성탄처리설비) 처리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공장폐수를 별도로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계열분리에 따른 주 처리공정의 효율 검증이 필요하며, 계열분리를 위한 시설개선과 운영방안 등을 고민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장기적 개선방안으로 분류됩니다. 이렇게 대안은 주어졌지만 문제는 추정 공사비가 1안 72억원, 2안 157억원, 3안 162억원으로 만만치 않은 비용이 추가 투입되어야 합니다.

결국 대구시가 제출하려던 자료에는 애초에 생활하수와 공장폐수가 혼입되어 처리하는 방식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으며, 이는 대구시의 하수정책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Q. 특허·환경 전문 변호사로서 앞으로도 많은 활약이 기대되는데,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지금 내가 억울해도 잠깐 참으면 괜찮을 거야, 나의 억울함은 세상이 알아서 풀어줄거야, 곧 저절로 풀릴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정당한 권리를 찾는 타이밍을 놓치게 되는 분이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고 자기 권리는 스스로 찾고 주장하여야 하는 나라입니다. 예링은 ‘권리를 위한 투쟁’에서“법의 목적은 평화지만 수단은 투쟁이다”라고 하면서, 권리자의 권리주장은 자신의 인격을 주장하는 일과 같으며 권리에 대한 투쟁은 자신에 대한 의무인 동시에 사회공동체에 대한 의무라고 하였습니다. 부디 사람들이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데에 머뭇거리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이미디어=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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